기본 1327

포토에세이

학습관 여름방학을 아용하여 포토에세이를 수강했다. 서진을 찍고 사진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를 발표하는 것이다 강사와 수강생들의 평을 머지막으로 강의는 종료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가 찍은 사진과 에세이 욕심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나.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야 하나. 학습관 강의 과제인 사진을 생각하고 찾으면서 집으로 간다. 장마가 깜짝쇼를 하는지 파란 하늘과 투명한 공간이 화창하다. 햇살과 짙은 그늘이 가득한 곳에 그네랑 미끄럼틀이랑 놀이기구들도 꽉 찼다. 가득하지만 텅 빈 놀이터 평일 점심시간이다. 슬그머니 밀 듯 앉은 그네가 뜨겁다 산책하다 앉아서 숨을 고르고 하늘을 보는 곳이다. 구르면 하늘이 다가와 마음이 즐거워져서다. 대각선으로 유치원이었던 건물이 보인다.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단지..

기본 2022.07.27

발견

장례식 후 엄마가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나름 정이 든 물건들을 각자 집으로 가져갔다. 종이상자에 넣고 안방 화장실 입구에 방치했다. 뭐가 있었던가 더듬거리며 뚜껑을 열었다. 별 거도 아닌 물건들이 그간 참았던 숨을 내 쉰다. 내가 떠서 드린 겨울 스웨터 엄마가 다 쓰지 못한 실타래와 바늘 아! 재봉틀 바늘도 있다. 엄마가 다리를 잘라 앉은뱅이가 된 재봉틀이 우리집에 있으니 바늘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다가 발견한 보물? 쌈지다. 다우다 라는 천으로 만든 담배 쌈지 그 안에서 우리 형제들의 이름과 출생 일시가 적힌 종이를 발견했다. 아버지 글씨다. 글씨에 밴 힘을 보면 병에 걸려 손에 힘이 빠지기 전에 쓴 거 같다. 알록달록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손수건이다. 내가 손수건도 선물했던가...... 촉..

기본 2022.07.02

뻗어가는 옥수수뻥

어느 날 뜬금없이 옥수수빵이 먹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배급 되었던 두부처럼 네모 난 빵 재료를 사는 데 드는 돈 만드는 데 드는 돈 조금조금 모여 수월첞은 금액이 들었다. 굳어 움직이지 않는 머리를 굴려굴려 나름대로 내린 결론. 그 때 옥수수도 우유도 아닌 재료로 만드니까 그 맛을 낼 수 없다. 그래도 비스므리하게 만들어 보니 미국산 옥수수에 미국산 전지분유로 해야 할 것 같다. GMO를 걱정한다면 사기 힘든 재료다. 가장 근접한 방법은 밀가루는 중력분 옥수수는 콘그릿츠 2호 우유는 전지분유 발효는 막걸리를 주로 효모를 보조로 어제 아침과 저녁에 만든 빵은 옛 맛에 근접했다. 오래 전 옥수수빵이 아니라도 먹을 만했다. 남은 방법은 밀가루를 중력분으로 하는 것 지리한 옥수수 빵 만들기 끝이 보인다. 내일..

기본 2022.06.29

물집

요즘 새벽이나 아침에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 오전에는 아무 것도 못해 하루 중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졌다. 한마디로 낮과 밤이 바뀐 어린아이로 돌아갔다. 오늘도 늦은 점심을 먹고 피서 겸 쇼핑을 가려고 단장 하는데 목이 좀 이상해 유심히 살펴보니 물집이 잡혔다. 며칠 전 이불장 정리하는데 땀으로 바닥이 미끄러울 정도였다. 수건이 수시로 얼굴과 목을 닦았지만 이 때 탈이 난 듯 하다. 십 년도 훨씬 전에 상처에 땀이 들어가 알레르기로 변했고 여름만 되면 가려움증으로 고생한다. 작년에 아이크림으로 무사히 넘겨 올해도 그려려니 여겼다. 하지만 그 날 땀은 해도해도 너무 하달 정도였다. 뭔가 바르면 탈이 날까 봐 물수건으로 닦으며 조심하며 지냈는데 오늘 보니 물집이 두어 개 잡혔다. 오후 세 시 열렸으면 다행..

기본 2022.06.25

냉동실

유튜브 쇼핑몰 중 현지 업체와 연결해 한시적으로 판매하는곳에서 여름철 먹을 거리를 사 냉동실에 저장했다. 칡냉면, 생선세트, 시레기국 등 내가 만든 국과 시험용 빵 등 우리집 냉동실이 처음으로 꽉 찼다. 냉장고는 텅 비었다. 오늘은 토마즙 과채즙과 사골세트가 도착했다. 다음 주에는 감자와 토마토가 온다. 사골을 고아 냉동실에 넣어야 하는데 빈 곳이 없어 고민이다. 냉장고에 두고 빨리 먹어야 할 것 같다. 냉장고가 하나 뿐인 집은 우리집이 유일하지 않을까. 김치냉장고가 왜 여러 개인지 공감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쬐끔? 우리집 냉동실에 지름신이 강림했다.

기본 2022.06.17

재미있는 생각

어제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들었다. 관계. 사람과 사람과 관계. 사람과 사회와 관계 좋은 관계 나쁜 관계 등등 사람의 평균 수명이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 왜? 이 말 저 말 많이 들었으나 이해하기 힘들었고 공감하기 어려웠다. 나쁜 관계에 대한 이러저러한 예를 설명하다가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었다. 일본 사례라고 한다. 배우자가 사망하고 남자는 대부분 몇 년 후 사망하는데 여자는 오래 살고 하물며 더 행복지수가 높아졌다 답했다 고 한다. 여자들도 이유를 알지 못해 매우 당황해 한다 고 한다. 어떤 사람은 당뇨가 없어졌다고 도 한다니 참.... 이런 경우가 나쁜 부부관계에 속한다 라며 설명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같은 비율로 태어나도 위험한 일에 남자가 더 많이 노출되다 보..

기본 2022.05.08

그냥

산책 중 전동휠체어와 마주쳤다. 오늘처럼 맑은 바람 맑은 햇살 맑은 공간인 날에 칙칙한 색인 휠체어에 빨강과 하양에서 눈을 돌리기 힘들었다. 백발이 어울릴 나이의 여자가 빨간색 옷을 입고 휠체어를 운전했다. 빨간 원피스 아래 가늘고 하얀 다리가 가지런해서 슬펐다. 모델처럼 쭉 뻗은 다리가 너무 곱고 예뻐서 눈이 아팠다. 죄송하지만.... 하면서 사진을 찍고 싶을 정도로 맑은 하늘과 맑은 햇살 아래 전동휠체어에 앉은 할머니는 런웨이에서 볼 수 있는 모델이었다. 두 발로 걸으면서 그 아름다움이 부러웠다. 그 나이에 빨간 원피스가 그리도 잘 어울리는 것이 부러웠다. 다시 만나면 말을 건네고 싶을 정도로.

기본 2022.05.07

황옥수수

뭔가에 꽂히면 손이 커지고 지름신이 내린다. 지난 해 강냉이에 꽂혀 철 내내 줄 서 사 먹었다. 그도 모자라 강냉이 죽을 끓이기 위해 말린 황옥수수도 샀다. 망했다. 불려도 불려지지 않고 삶아지지도 않는다. 일주일을 불려 빵도 만들었으나 모두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갔다. 마지막 선택은 강냉이 튀밥. 2kg 말린 강냉이 어제 저녁부터 강냉이 튀밥이 식사대용으로 등장했다. 비벼서 요구르트에 넣으니 먹을만 하다. 황옥수수를 보관하던 상자가 사라지니 상쾌하다. 이제 강냉이튀밥으로 할 수 있는 메뉴를 찾아서 머리 굴리기.

기본 2022.05.01

착한 일

공간이 투명해 오랜만에 산책을 나섰다. 카메라를 들고 갈까 고민하다 갑자기 몸이 늘어져 맨 몸으로 집을 나왔다. 시기에 비해 갑자기 오른 기온 공원에 들어서는데 등짐을 지고 양 손에 가방을 든 할머니가 길을 묻는다. 가고자 한 곳과 출발한 곳을 묻자 아이고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남쪽으로 한참을 온 것이다. 그 곳으로 가려면 내가 가는 산책코스와 겹쳐 설명을 택하지 않고 동행을 청했다. 처음 만난 사람과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는 맨 손이고 지고 들고 구부정한 허리와 다리를 가진 할머니와 함께 함다는 것은 가방 하나를 달라고 해서 들고 왜 이리 고생을 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노원구에 이사 온 지 두어 달 지났는데 언니가 아파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해서 다녀 온다 고..

기본 2022.04.26

넘어지다.

기차표를 찍고 나가려다 가로대에 걸려 넘어졌다. 내가 하행선을 상행선으로 잘못 찍은 거다. 오류라는 말을 건성으로 듣다 넘어졌다. 기차표를 인식하고 저지하는 시간차가 제법 길었다. 내 잘못이 있었다 해도 저지대가 다리를(무릎부분) 막지 않았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개찰구 높이가 낮고 저지대 길이는 짧고 높이도 낮아 넘어지기 딱 좋은 구조다. 세수하면서 살피니 얼굴과 팔뚝 무릎에 상처가 생겼다. 안경도 망가졌고 얼굴에 상처가 제법 크다. 바닥에 부딪힌 머리통증도 만만치 않다. 집에 돌아와 쑥을 다듬고 미나리전을 부치고 머위쌈을 만들었다. 욱씬거리는 몸을 침대에 맡기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기차표 개찰구가 떠나지 않는다. 저지대 위치를 높게 두면 사람이 잘못해도 넘어지는 일은 생기지 않을텐데 여자인 ..

기본 2022.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