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보내며 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 기본 2004.01.23
사람 보는 법 지문 펴 보면 생명선과 병행하며 혹은 엇갈리고 교차하는 사선과 나선들이 파르르 물살 짓고 있다 처음 움켜 잡았다는 돌잔치상의 연필 한 자루 구겨진 흑백 사진 속 가물거리는 예시만을 믿고 떡시루에 어머니는 모든 꿈을 자꾸 얹어 놓으시고 한없이 촛불 밝혀 보았던 밑도 끝도 없었던 길 촛농처럼 .. 기본 2004.01.20
옥매트 겨울 나그네 지난 겨울도 나의 발은 발가락 사이 그 차가운 겨울을 딛고 있었다. 아무데서나 심장을 놓고 기우뚱, 기우뚱 소멸을 딛고 있었다. 그 곁에서 계절은 귀로를 덮고 있었다. 모음을 분분히 싸고도는 인식의 나무들이 그냥 서서 하루를 이고 있었다 지난 겨울도 이번 겨울과 동일했다. 겨울을 .. 기본 2004.01.20
돌아온 장갑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 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눈부신 고립,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 기본 2004.01.19
너무 열려서 두렵다 사랑의 시차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피로를 모르는 젊은 태양에 눈멀어 제 몸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맨발로 선창가를 서성이며 백야의 황혼을 잡.. 기본 2004.01.19
새 집에서 나는 간다 동네 목욕탕에 일요일 오후면 나는 동네 목욕탕에 간다 거기서 벌거벗고 나는 행복하다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갔다 쑥탕에 들어가기도 하고 맨손체조도 하고 휴게실 의자에 길게 누워 TV도 본다 돈도 펑펑 쓴다 진생업을 마시고 랜드로바 신발도 닦는다 수염 깎고 머리를 감고 얼굴에 콜드크림.. 기본 2004.01.18
Daum칼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Daum칼럼은 나를 표현하는 새로운 수단입니다 Daum칼럼은 내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눈으로 본 것들을 표현하고 그 모든 것을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칼럼을 통해서 관심있는 분야, 일상다반사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나눠보세요! 기본 200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