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어느 곳에서 집을 지을 것만 같아 보이던 엄마가
오늘은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로 향하고 있다.
저녁에는 당신이 약 드실 시간이라고
아직 저녁끼니 전인데도 챙긴다.
일상을 찾은 걸까
다행이다
한숨을 내쉬기 전 자책이 앞선다.
잘 살다가 죽어도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혼자만의 중얼거림으로
엄마는 빠르게 돌이오기 시작했다.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도 어딘가.
잠드신 걸 보고 일어나는데
그새 잠을 깨고 만다.
주말
나와 막내동생 오빠
그리고 명절자식인 막내동생 위 남동생까지 다녀가고
엄마는 눈에 띄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가족
어느 여론기관에서 가족의 범위가
그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부모에게 가족은 자식일 것이다.
가족의 힘인 거라 생각한다.
결국 모든 노인들의 병은
가족의 부재에서 온 게 아닐까
내 무게에 겨워
엄마를 챙기지 못하고 숨어버린 나
사실 지금도 어찌해 할 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설 명절 엄마 꿈에
외할머니와 외증조할머니를 꿈에 만났는데
두 분 다 아직 올 때가 아니니라
하며 따라오지 말라고 바삐 가셨다고 하시더니
그 분들께는 엄마가 가족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