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듣는 팟캐스트 코너 중에
주제를 정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연자들 끼리 대화를 하는 코너가 있다.
출연자는 지나가는 행인 1,2,3 등 장삼이사들이다.
지난 주 듣다가 나를 돌아보게 하는 한마디
특별하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했고 강렬했기에 기억한다.
얼릴 때 생활이 곤궁해서 시골 할아버지네 집에서 자란 출연자가
자신과 소꿉놀이를 한 여자아이를 추억하며 한 말이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나이를 기억한다는 것이 신기해서 말을 하다보니
자세한 내용은 특별하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하고 단 한번의 소꿉놀이가 특별했기에 기억하는 게 아닐까.
라고 말을 했다.
이상하게도 나는 어릴 때를 기억하는 양이 많지 않다.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에서 시골로 왔는데
웃으며 엄마 손을 잡고 용산역으로 가는 나를 서운해 하시는 외할머니의 말씀만 기억날 뿐
그 이후 몇 년동안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랑 함께 살게 된 것이 너무 좋아서였을까.
가끔 돌아봐도 그 부분에 대한 기억은 단 한 조각도 없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이지만 해리성장애처럼 내 삶에 대한 기억은 토막들이다.
난 삶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으며 살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애 기간 동안 내 기억들이 차지하는 부문은 몇프로나 될까?
1%를 넘지 않을 것 같은데 얼마전 스스로 떠난 사람은 점점 또렷해진다.
추억은 즐겁지만 기억은 힘든 것일까.
힘든 기억이 많아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별 거 아닌 거로 생각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