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여행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요트가 정박해 있는 항구도 들렀다.
아들이 같이 왔으면 소재도 되고 좋았을텐데
일부러 오기도 힘든데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갑자기 죽음을 앞 둔 사람처럼
살아 온 날들이 슬라이드 화면처럼 지나간다.
둘이서 그냥 있기만 해도 보기 좋다고 그렇게만 살아라고 축원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언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아들은 어려서부터 남편에게 많이 맞았다.
자주가 아니라 많이
생각해보니 내게 쌓인 게 있으면 아들에게 풀지 않았나 싶다.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뭘 바라고 그리도 모진 손찌검을 했을까.
아들은 아버지인 남편에게
다녀오세요
다녀오셨어요
이 두말 이상은 하지 않는다.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어떻게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단절
그런 아들에게 나도 모진 매를 든 적이 몇 번 있다.
고집을 꺽어야 껍질을 벗을 거라는 판단에서 였는데
맞고서도 엄마 하며 엉기던 아들을 부여 잡고 울던 거 말고는
한 번도 새겨보거나 돌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 매질이 몹시 아프다.
아빠와는 마음을 닫았는데 나마저 매를 들었으니
사무치다는 표현이 어떤 감정이라는 걸 알았다.
가슴저 밑에서 북바쳐 올라오는 덩어리 하나
아들에게 참 미안하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사무친다.
돌아오는 길
남편에게 향하는 마음과
아들에 대한 사무침이
몸살로 나타나 사흘째 몸져 누웠다.
병원이 소용없는 이유가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