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성희롱

사춘기 2009. 1. 5. 21:03

다른 사무실에 갔다가 차 한 잔 이라는 말에

한숨 돌리고 싶어 율무차를 마셨다.

 

남자들은 율무차나 모과차 잘 안 마시는데

저희는 그런 거 안가려요

그 나이에 가리면 어떡해 누구 누구 나이라면 몰라도

어~ 어~ 성희롱인데

나 가서 대빵한테 일러야지

여자들은 그런 말 잘 안하는데...

야 그래도 성희롱으로 받아들이니 기분 좋네 아직 내가 여자로 보이고

누군가는 여자가 아니라 그냥 직원이라고 하던데 

총각이라 그래요

 

사실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고 웃었으나

속으로는 무척이나 게면쩍고 당황스러웠다.

 

성희롱의 기준은 개관적이 아니고 주관적이다.

듣는 사람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도 은연중에 성희롱을 한 셈인가.

 

남자들 속에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상태로 삼십 년 가까이 지내다보니

원색적인 표현이 아니면 그러나 보다 하고 흘려버리는 습관이

가랑비에 옷 젖듯 내게도 물들었나보다.

 

아직도 난 남녀사이의 표현들이 어색하고 쑥스러워 붉히는데

그 정도 표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모양이다.

하긴  어찌 보면 진한 표현일 수도 있다.

하도 흔하게 남자들끼리 주고 받기에 따라 해 본 건데

여자가 하면 남자들은 성적 수치심이 되나 보다.

 

하기야 여자에게 예쁘다는 말이 때로는 성희롱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가진 성희롱

조심해야겠다.

남자가 주류인 사회에서

여자는 더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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