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만나지 못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아픈 발목을 끌고 엄마네 집으로 갔다.
여동생은 엄마를 피해 다른 방에 숨어있다.
눈꺼풀이 얇아 오히려 그것이 매력이라고 난 생각했는데
동생은 아니었나보다.
나이가 들어 유난히 처지고 힘이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봐야지 하면서 큰소리를 쳤다.
말뿐일 줄 알았던 동생이 정말로 수술을 했다.
그대로 두면 눈꺼풀이 너무 처져서 눈가가 짓무르게 된다나 뭐래나
동생의 인상이 싹 바뀌었다.
순한 인상이 도회적이고 도전적인 인상으로 변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웃는 얼굴로 변했다는 점이다.
우리 형제들은 모누 눈꺼풀이 얇다.
전형적인 대한민국 고전적인 얼굴이고 눈이다.
시어머니께서 내가 돈 줄게 쌍꺼풀 수술하라고 권하신 적도 많다.
그러실 때마다 나는 이보다 더 예뻐지면 애비 출근 못해요 하고 말해
시어머니의 말을 막고 말았다.
이 눈도 이만하면 예쁜데 눈썹이 짧아 좀 이상해서 그렇지 안 그래요 어머니?
눈썹이 길고 쌍꺼풀도 큰 시댁 식구들이 보기에는 답답한 눈일 게다.
몸에 칼 대는 걸 질색하시는 엄마를 피해 다니다 돌아간 동생
엄마 보러 왔다가 엄마도 못보고 그냥 가서 서운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웃고 만다.
나는 사십년 넘게 봐 온 내 동생이 없어져 서운하더라.
더 예뻐 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난 그동안의 내 동생이 더 좋은데
새로운 동생에 적응하려면 한동안 힘들겠구나.
길가다가 만나더라도 어디 알아보겠니?
아무려면 동생을 못 알아보려고 내가 언니를 알아보면 되지.
아래 저래 이번 설은 우울하게 지냈다.
동생도 잃어버린 것 같고 발목도 아프고
살이 쪄서 유일하게 맞는 바지도 무릎이 한일자로 찢어져 입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