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
요즘 얼굴에 나 기분이 안 좋아요 하고 써있다고 한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웃는 얼굴 예쁜데
인상 쓰지 말고 웃으라고 한다.
어제 애꿎은 사람에게 터트렸다.
요즘 좌충우돌하고 다닌다.
내가 말을 하거나 요구하면 그저 아줌마 욕심이고
제 욕심만 차리는 말로 치부되어버린다.
말을 하지 않으면 왜 소극적이냐 우는 아이 젖 준다. 며 어른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출까.
다 내 부덕의소치다. 하면서도 슬그머니 솟구치는 부아는 무엇일까.
욕실에서 미끄러졌다.
욕조에 옆구리를 체중 그대로 걸쳤다.
그 몸이 넘어졌으니 욕조가 괜찮냐 며 농담을 주고받는다.
난 옆구리가 아파 죽겠는데.
다행히 갈비뼈는 무사하다고 하는데
옆구리를 다쳤는데 왜 배가 부어올라 숨이 막히는지 모르겠다.
넘어지는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어 10분여를 그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아파서가 아니라 질식해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나 아파도 숨도 안 쉬어진다는 걸 처음 알았다.
종일 종종걸음으로 건물을 쏘다녔다.
맥이 풀린다.
힘들어 풀리는 맥이라면 뭔가 먹으면 돌아오겠지만
사람으로 인해 나를 돌아보게 할 정도로 풀리는 맥이다.
울고 싶어진다.
삭막한 건가 아니면 내가 평소 쌓은 덕이 이 뿐인가.
삶에 대한 회의가 해일이 되어 나를 덮친다.
결리고 당기는 옆구리 통증도 회의에 묻혀 그저 덤덤할 뿐이다.
다 살지 않은 삶이 부질없고 의욕마저 없어진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소문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