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은 시기에 어쩔 수 없는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남들이 들으면 황금기에 웬 잔소리? 하겠지만
할 일을 잔뜩 두고 온 휴가는 좌불안석이다.
다른 시기에는 다른 팀원들이 모두 자리 잡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식의 휴가다.
금방이라도 그만둘 것 같은 남편은 직장에 나가고 있다.
잘 나가는 것인지 마지못해 나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지각은 하지 않으니 잘 다니고 있는 셈이다.
독립하겠다는 아들도 요즘은 조용하다.
질녀에게 문제 푸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데
적극적이지는 않아도 내주는 숙제는 착실하게 하는 거 같다
만화책에서 책도 읽으려 노력하는 거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 1학년 아직도 공부는 해야겠다는 걸 깨우치지 못한다.
제가 하겠다는 가수보다 공부가 쉽다는 걸 아직 모른다.
가수도 만화가도 소설가도 문학과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색깔을 갖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할 바가 무엇인가를 잘 모른다.
하기야 어른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제 자라는 아이에게 수신의 의미를 알라고 한다면 무리일까?
그럼에도 그보다 이른 나이에 수신을 알아
자신을 다스리고 앞으로 나가는 아이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휴가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아무 것고 먹지 말고
잠자는 공부처럼 잠만 자다가
왕자님의 입맞춤에 일어나 출근이나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