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대한민국 중산층이 산다는 31평형 국민주택 아파트다.
남들은 남편 혼자 벌어도 마흔 정도면 융자 좀 끼고 산다는데
우리는 둘이 벌면서도 남편이 오십대에 들어선 지금에야 마련했다.
재테크라는 단어를 알고나 사는 지 모르겠다.
며칠 전 인테리어공사를 끝내고 문을 열어 놓았는데도
벽지며 가구에서 나는 냄새들로 눈이 앞고 머리도 아프다.
큰 길가에 자리한 집이라서 무척 시끄럽다.
밤에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남편은 큰 집으로 이사해서 들뜨고 좋은 모양인데
나는 오르지도 않을 집을 사
그대로 흘러버릴 이자 생각에 가슴만 쓰리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낸 이자만큼만 올라줘도...
내가 너무 큰 욕심을 부리는 걸까
결혼 16년만에 집값의 절반을 융자로 31평형으로 이사했다.
다들 뭐라 한다.
둘이 벌면서.
그동안 번 돈 다 뭐했어?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