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면 뚝 그친다.
왜?
여자는 말이 많아서 소문을 내니까.
수군거리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가 아니다.
죽은 사람은 남자다.
자연사가 아니고 본인이 택한 죽음이다.
그런 죽음에는 항상 소문이 난무하다.
소문 끝에 결론은 여자가 아주 나빠서다.
그다지 오래 살지 않았지만 영화 같은 죽음을
곁에서 한번은 지키고 한번은 들었다.
그리고 지금 또 한번 듣는다.
주식 등으로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한 남자가
아내와 갈등을 빚다가 이혼한다.
딸은 아내가 아들은 남편이 기르기로 하고
남편은 미안해서 그나마 남은 재산을 아내에게 주고 엄마네로 간다.
몇 년 후 아내가 남자가 생겼으니 딸을 데려가라 한다.
이혼 시 받은 재산도 일부 돌려주겠다고 한다.
아내의 남자가 왜 주냐고 주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아마 위자료라 생각한 듯)
와중에 아들이 엄마가 이혼하기 전에 남자를 집에 데리고 온 적 있다고 말한다.
남자는 딸을 통해 여자의 집에 가서 사실을 앨범을 통해 확인한다.
새 남자는 유부남이고 동료라고 한다.
남자가 자신의 집 옥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정도면 소설이나 드라마가 한편 제작될 수 있는 기둥이 세우진다.
내가 들은 이야기는 이 정도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양념이며 어디까지가 소문인지 모른다.
죽은 남자는 성실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고
주변을 잘 챙기면서 일하는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아무도 그 남자의 가정을 몰랐다고 한다.
죽는 날까지 활달하여 집에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유부남과 유부녀가 바람이 났는데 누가 나쁘다고 소문이 날까?
여자가 남자에게 접근하니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느냐 고 나지
그래서 여자가 나쁜 사람이 되는 거지.
내 물음에 남자동료가 대답한 말이다.
내가 그의 죽음에 관한 실체를 알아야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또 한번 등장한 나쁜 여자 때문에 씁쓸하다.
남편이 아내를 목을 졸라 죽였는데
처음에는 세상에 어찌 그럴 수가 하더니 나중에는 죽어도 싼 여자로 바뀌었다.
아내가 남편을 죽였다.
죽어도 싼 남편은 없다.
진실여부를 떠나 세상의 성은 남성임을 또 다시 확인시켜준다.
내 눈이 사시인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후일담
여자와 남자는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