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어리고 일년 후배의 부고를 받고 문상을 다녀왔다.
환하게 웃는 영정사진이 더 슬펐다.
투덜거리는 내게
나는 그 사람이 싫으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
면서 네게 무관심을 스물네살에 말하던 그녀
그런 그녀도 가족에게는 무관심하지 못했던걸까.
주식으로 아파트를 날리고 친정집에서 전세 살면서
편찮으신 친정엄마를 모시다가
하남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기반으로 강남에 허름한 연립을 샀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허름한 연립에서 불편하게 살았는데
그 연립이 최근에 대박을 쳤다.
그 사이 남편의 주식 투자도 멈췄고 아들도 공무원으로 독립했다.
딸도 다 자라 엄마품을 떠날 때만 기다리면 되고
이제는 즐기는 일만 남았다.
몸의 이상을 느낀 것은
올 봄 류마티즘 환자 같은 손가락이 궁금해 실시한 검사였다.
결과는 류마티즘은 정상인데 염증수치가 높으니 다른 검사를 해보자고 의사는 권했다.
그 병원에서는 치료가 힘들다며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줬다.
예약하고 검사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두어 달
항암제를 일주일 2주일 4주일 간격으로 투여 받았으나
마지막 항암제는 의미없었고 심한 통증을 얼마간 버틴 후 어제 하늘로 떠났다.
쌍둥이 동생은 예약만 기다리지 말고 다른 병원으로 진료투어라도 하지 하며 아쉬워했다.
식구들이 걱정할까봐 병도 치료도 드러내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료의뢰서를 접수하고 즉시 검사하고 치료했다면 더 살 수 있었을까.
병명이 나오고 두 달만에 떠났다.
6개월 사이에 세 명이 죽고 한 명이 죽을 뻔했다.
더 이상 주변에서 죽음은 없었으면 좋겠다.
영정사진의 웃는 얼굴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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