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라오스 여행 6

사춘기 2018. 2. 17. 13:13

라오스 여행을 가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많이 망설였다.

시기가 설명절 턱밑이어서 업무대리자에게 미안해서다.

자녀 대학 졸업식이 내 휴가기간 중 하루와 겹쳤다는 걸 알게 되었으나 출발 직전으로 변경하기엔 이미 시기를 놓쳤다.


출발하는 날 서울 기온은 영하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이어진다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라오스의 날씨와 서울의 날씨를 넘나들며 한 벌로 해결할 옷을 챙기다보니 가방은 쓸데없이 무거워졌다.

결과적으로는 반팔과 얇은 옷은 필요하지 않아 기간 내내 가방에서 나오지 못했다.

북쪽이 추우면 남쪽도 춥다는 걸 알지 못해서다.


내가 본 라오스는 도로망이 완벽하지 않았고 대중교통수단이 불편했다.

관광객들은 원거리 이동은 버스로 시내 이동은 화물차를 개조한 툭툭이 비슷한 차를 타고 매연을 마시며 다녀야 했다.

우리나라 중고차가 여기에 다 와있네 할 정도로 자동차에 한글이 지우지 않고 그대로 운행했다. 

수도 비엔티안이도 특히 방비앵은 여기가 라오스가 맞나 할 정도로 한글 간판이 넘쳤다.

비행기도 직항로가 개설된 나라가 거의 없는 라오스.

우리나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인해 폭발적인 관광객을 수송하기 위해 직항로를 개설했다는 설명이다.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자유여행 경험은 없고 깃발 따라 움직이고 주는 대로 먹는 패키지 관광만 몇 번이었다.

라오스 방비앵에서는 경험하는 프로그램이어서 특별했고 매우 즐거웠다.

짚라인의 짜릿함과 버기카의 상쾌함  블루라군에서 자유낙하를 바라보면서 즐기는 한가로움도

3박 5일이라고는 하지만 여행은 이틀 쇼핑 하루로 이루어진 일정이었다.

그래도 비교적 자유여행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돌아와 사진을 보면서 친구의 얼굴이 지난해 여름휴가 때보다 아주 많이 밝아져 피곤함이 싹 가셨다.

라오스 여행을 제의를 망설였지만 끌지않고 승낙한 것은 친구를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아서다.

설에 올라온 사진 속 친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안해보였다.

그 사진에는 두 아들이 있었다.


친구를 쉬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따라 나선 여행에서 내가 친구를 힘들게 했다는 걸 돌아와 깨닫게 되었다.

곰살맞게 엄마처럼 챙겨줘 미안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이 깊지 못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30여년 전 누군가 나를 이기적이라고 평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발끈했고 주변에서는 그 정도 이기심은 누구나 있지 않나 였다.

라오스에 돌아와 친구를 생각하면서 나는 그 사람이 말한대로 참 이기적이었구나 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이기적인 생활이 주변은 힘들었겠구나 라는 깨달음에 와르르 마음이 무너졌다.

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일부라도 그랬겠구나 라는 말을 중얼거리게 했다.

이 깨달음을 친구에게 전하지 못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친구와 다시 라오스에 가고 싶다.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부처님에게 합장하면서 기도하는 친구라면 라오스여행은 즐거울 거 같다.

그 때는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 나로 인해 즐겁게 해주고 싶다.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라오스 여행상품을 찾아봤으나 거의 대부분이 루아푸앙, 비엔티안, 방비앵으로 이루어진 3박 5일이었다.

좀 더 많은 상품이 개발된다면 꼭 함께 다시 가고 싶다.


동남아시아의 허파라고 할 정도로 아직은 개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라오스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땅은 온통 붉은 상처를 드러내며 힘들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라오스는 땅이 진흙처럼 붉었다.

중국에 팔렸다고 할 정도로 중국자본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철도공사 역시 중국이 한다고 한다. 

생활하수를 그대로 내보내도 오염되지 않는다.

탁해 보여도 우리나라 물보다 깨끗하다고 한다.

안내원은 라오스의 자연정화능력을 자랑스럽게 소개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속담도 있다.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라는기사를 읽었다.

행복지수를 내가 공감하기 힘들다.

내가 본 라오스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은 억스러움보다 순박했다.


검색해 보면 라오스의 여행 사진은 본인의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찍는 곳은 거의 같다.

다니면서 왜 그런가 이유를 일 수 있었다.

도로가 울퉁불하고 이동수단이 출렁거려 차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어쩌다 찍혀도 추상화가 되고 만다.

그래서 사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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