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처음 개인전을 여는 친구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거창하게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건배사가 축하한다 였다.
콩나물국, 가지구이, 황태구이, 문어다리숙회, 와플을 한 상 가득 늘어 놓고
밤새 부어라 마셔라 를 목표로 시작한 술 판이 새벽 두 시쯤 견디지 못하고 끝났다.
내 인생에 있어서 처음 경험하는 술판이었다.
넷이서 지평막걸리 2병, 청하 1병 반을 저녁내내 새벽까지 이어진 시잔을 즐겼다.
그리고 나는 술병이 났다.
심한 몸살과 퉁퉁 부은 목과 후두.
의사가 아프지 않냐고 묻는다.
가만 있어도 아프다.
목소리가 실종되고 몸은 오한과 발열을 반복한다.
병원 약을 빨리 먹기 시작해서 출근했지 아니면 몸져 누울뻔 했다.
나는 술병을 모르고 살 줄 알았다.
술을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막걸리를 소주잔으로 7잔 정도 마셨나?
술병을 앓으면서도 기분 좋다.
나 자신은 물론 나를 아는 사람들 모두 전혀 상상하지 못할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