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가는 버스
뒷자리에서 조곤조곤한 말소리가 들린다.
원목이 뭔가 하면 하면서
뭔가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답한다.
실증을 낼만도 할만한 내용이었음에도
형은 인내심도 표내지 않으면서
동생이 알아들을 때까지 설명했다.
동생도 형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듣는듯 하고
앞에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데
흐뭇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눈가가 뜨끈해진다.
내 형제는 이렇게 다정하지 못했고
(나는 더 뚝뚝했으니 말 해 뭐하랴)
아들에겐 동생도 주지 못해 외롭게 만들었다.
버스에서 내리려고 교통카드를 카드기에 대면서
나를 감동시킨 그애들을 바라보았다.
형의 표정은 한없이 자애로왔고
동생의 얼굴은 한없이 밝았다.
카메라를 꺼내 찍고 싶었다.
미래의 영웅들을
앞으로 그 아이들의 앞날에
어떠한 풍랑이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능히 헤쳐나가 우뚝 서리라 생각한다.
비록 강북의 한적한 시내버스였지만
난 그 버스안에서
미래의 반기문총장이나 안철수 교수를 봤다.
그아이들의 부모가 몹시 부러움과 동시에
아들에게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