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샀다.
아주 비싼 옷을 샀다.
비싸다는 기준이 얼만큼인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로서는 백만 단위를 넘는 옷이라면
비싸다고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백만원이나 하는 돈을 주고 산 건 아니다.
세일에 또 세일을 더하였지만
그래도 지출된 금액는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동생은 냉큼 묻는다.
형부랑 또 싸웠어?
아니 그냥 그렇지 뭐
버는데 사 입어~
정장도 아닌 점퍼 같은 코트류에 기십만원을 부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신이 나갔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흐뭇하기도 하다.
나도 비싼 옷 있다.
다른 직원이 말한다.
이제 그 정도 옷은 한 두 벌 쯤 있어도 되지 않아요?
체면유지비로요
둘이 버는데 이 정도 옷에 흐뭇하기까지 할까.
소심녀라서?
가난해서?
막 자랑하고 싶다.
통장이야 어찌되는 말든
깃에 달린 여우털이 기분좋고
기분이 좋으니 실실 웃음이 나온다.
옷을 사다.
옷을 샀다.
명동까지 무릎 나오고 반질거리는 골덴바지를 입고 나가서 샀다
일금사십칠만이천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