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옷을 사다

사춘기 2007. 1. 18. 19:09

옷을 샀다.

아주 비싼 옷을 샀다.

비싸다는 기준이 얼만큼인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로서는 백만 단위를 넘는 옷이라면

비싸다고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백만원이나 하는 돈을 주고 산 건 아니다.

세일에 또 세일을 더하였지만

그래도 지출된 금액는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동생은 냉큼 묻는다.

형부랑 또 싸웠어?

아니 그냥 그렇지 뭐

버는데 사 입어~

 

정장도 아닌 점퍼 같은 코트류에 기십만원을 부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신이 나갔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흐뭇하기도 하다.

나도 비싼 옷 있다.

 

다른 직원이 말한다.

이제 그 정도 옷은 한 두 벌 쯤 있어도 되지 않아요?

체면유지비로요

 

둘이 버는데 이 정도 옷에 흐뭇하기까지 할까.

소심녀라서?

가난해서?

 

막 자랑하고 싶다.

통장이야 어찌되는 말든

깃에 달린 여우털이 기분좋고

기분이 좋으니 실실 웃음이 나온다.

 

옷을 사다.

 

옷을 샀다.

명동까지 무릎 나오고 반질거리는 골덴바지를 입고 나가서 샀다

일금사십칠만이천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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