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로맨스소설에 푹 빠지다.
요즘 내 근황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가 원작을 보게 되었고
그러다가 그 옆에 있는 소설책을 빼어들게 되니
그대로 소설에 풍덩 빠져 버렸다.
누워서 책을 보느라 어깨가 뻐근하고 편두통에 진통제를 먹을 지경이다.
이만하면 중증이다.
나흘 가을휴가 기간에는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로맨스소설이 좋은 이유
어려서 내가 꿈꾸는 로맨스가 다 모여 있다.
표현이 감각적이어서 아랫배와 허리가 꿈틀거리며 저린다.
이런 느낌이 얼마만인가.
남편은 내가 읽는 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책에 빠졌다고 웃기만 한다.
싫으면 놀아달라고 하니 그냥 책 보라고 한다.
내가 읽는 책이 어떤 책인 줄 안다면 읽으라고 할까.
로맨스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이십대 처녀로 돌아갔다.
내 눈에는 총각이 내 수준에 맞는 상대로 보인다.
이십대 중반 내지는 후반 또는 삼십대 초반의 총각이 내 상대로 보인다.
첫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그만한 아들이 있었을법한 나이인 내가
이 정도면 내 정신연령도 체크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난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
그 나이에 즐기지 못해서 한이 되다시피한 기분을
지금 책에서라도 즐기고 싶다.
감각적이고 말장난인 줄 알면서도 저리저릿하니 몸을 감싸는 기분에
그리고 지금 이 나이에 아직도 살아있는 이러한 감각들을 즐기는 내가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이러한 나를 버리고 싶지 않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로맨티스트이고 싶다.
그러면서 사랑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과 앞으로도 할 수 없는 아쉬움이 한숨이 되어 책으로 스민다.
'기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치 건너 두 치 (0) | 2006.10.02 |
---|---|
우리 엄마처럼 형수에게 잘한 사람 있으면~ (0) | 2006.09.30 |
환희와 아쉬움 (0) | 2006.09.14 |
적응하다 (0) | 2006.09.08 |
내 첫사랑은 (0) | 2006.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