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낙숫물

사춘기 2021. 3. 1. 22:12

비가 내리면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물.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은 땅이 패인다.

그러면서 만들어내는 음악 낙숫물 소리

눈이 오면 처마에 달리는 얼음 고드름.

갑자기

겨울에 고드름을 보고 싶었고

여름에 낙숫물 소리를 듣고 싶었다.

 

오늘

근래 보기 드문 봄비가 내렸다.

아파트 중간층이라 낙숫물 소리를 들을 수 없다.

1층이라 해도 아파트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다.

꾸준한 속도로 내리는 비는

베란다 난간에 물방울이 종일 매달리게 하고

우수관에서는 듣기 좋은 물소리가 난다.

모처럼 낙숫물이라 여기며 봄비를 즐긴 하루였다.

 

비가 온다며 전화를 한 후배는

내 봄 비 감상에 아직 젊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창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았다고 

하면서 소녀의 감성에 들뜬 소리가 들린다.

 

오늘 봄 비는 

기억을 소환하고 추억을 그리워 한다.

유튜브에서 "봄 비"를 사계 중 "봄"을 듣는다.

눈을 감으니 지붕에서 흘러내는 물과 소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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