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목련은 일부만 흰색 봉오리를 내밀고 있었다.
저녁 먹고 마트 가는 길.
화단에 목련 3그루가 일제히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 집 아래 나무만 한두 송이일 뿐 다른 나무는 개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오늘 아침 싱크대에서 바라다 본 창 너머로 산수유가 노란색으로 눈길을 잡아 끈다.
깨꿋하고 화사한 색깔이다.
출근하는 길 도로에 개나리꽃 한두 송이가 보인다.
이런 기온이 계속된다면 4월이 안돼서 봄꽃들이 피어날까?
열흘 붉은 꽃 없다는 자연의 법칙.
대한민국 최말단 작은 조직 학교로 말하면 분단장 정도 위치에서 대통령을 생각한다.
이런 맛에 권력을 가지려 하는구나.
권력이란 나만이 할 수 있는 걸 가지게 되면 그 순간 나는 권력자가 된다고 한다.
그것이 정보라면 그리고 그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나중에 승인하는 자리라면
그 권력의 크기가 얼마나 될 지 가늠하기 힘들다 .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점점 말이 줄어든다.
한 때 수다가 늘어 대화를 자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이제는 듣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한다.
내 위치에서 나는 직원들과 하는 말은 비록 그것이 농담이라 할지라도 결코 농담이 될 수 없음을
두 달이 지나 세 달이 시작되는 지금 깨달아 가고 있다.
학교 다닐 때 줄반장도 안해 본 내가 리더가 되어 누군가를 이끈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다.
직장에서 고참이라는 위치도 리더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이등병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전환되었을 때 과장님이 내게 한 밀이 비로소 무슨 뜻인지 알겠다.
이런 내게 주변에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을 조언해준다.
물론 리더 입장에 선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난 아직 실무자 입장에서 생각을 많은 비율로 하고 있다.
정체성과 자심감과 가치관들이 모두 엉켜 헝클어지고 있지만 시감이 지나면 가닥이 잡힐 것이다.
쥐꼬리만도 못한 권력을 가지고 용의 머리의 권력을 생각한다.
난 이제야 중학교 2학년 성장을 하고 있다.
사춘기라는 닉네임을 다시 사용할까 생각 중이다.
이번 주말이면 우리 아파트는 봄꽃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다.
나도 중2처럼 활짝 피고 싶다.
주름살 없이 고운 피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