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고장으로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다.
비상전원으로 겨우 안내 방송만 나온다.
이럴 때 비상전원을 확보하는 소방시설이 중요하다.
15층이라 유도등도 없고 계단 전등은 센서등으로 바꿔 비상등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방송만 비상전원원으로 살아 있는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안 될 것이다.
서울시내 아파트에서 정전이 되자 영화 터널이 생각났다.
휴대폰 건전지가 얼마나 남았지?
무서워 나가지 못하고 떨고 있다.
창문으로 옆 동을 보니 암흑이다.
불빛이 보이는 집이 보이지 않는다.
양초도 없나?
이제 겨우 서너집 보인다.
우리집은 생수는 없어도 양초는 있다.
문득 세대마다 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도어키가 생각난다.
우리집은 열쇠로 현관문을 연다.
안심이다.
양초는 텔레비전 앞에. LED 손전등은 식탁 위에 놓았다.
무엇을 하고 놀지?
돌침대는 전기가 없으면 차가워 곁에 갈 수도 없는데.
정전 초반 스마트폰 손전등으로 이거저거 찾느라 건전지도 많이 닳았다.
터널의 하정우처럼 아꺄야 하는데 정적을 견디지 못하고 블러그를 한다.
영하의 날씨.
방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한다.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는다.
무엇을 할까?
오랜만에 촛불로 책을 읽을까?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정전을 직접 겪으니까 일본의 지진키트가 생각난다.
거의 다 탄 양초를 보층해야 할 것 같다.
깜깜한 옆동
불이 들어오는 도로 건너 옆단지와 깜깜한 옆 동(몇 세대가 환하기는 하다.)
불켜진 세대 들
텔레비전 앞 양초
식탁 위 LED 손전등 겸 야외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