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井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본 간판 이름이다.
내가 아는 한자 실력을 다 동원해도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다.
우정이라고 쓰고 그 이름 옆에 굳이 한글을 한자로 해설하듯 표시 한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요즘은 모르면 인터넷에게 물어보면 된다.
특정 사이트까지 찾아갈 필요없이
저 아래는 어느 블러그에서 가져 온 글이다.
又가 오른쪽이라면 말 그대로 오른손으로 떠 먹을 수 있는 우물이라는 뜻인데
우물은 깊이가 있어 오른손으로 떠 먹기엔 부담스럽다.
내가 아는 우물은 두레박이 없다면 물을 위로올리기 힘들다.
우물에서는 물을 "긷다". 라고 하지 "뜬다". 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오른손으로 물을 뜰 수 있는 것은 샘이다.
블러그들에서 말하는 돌돌 로 표현하는 우물은 웬지 격이 맞지 않는 것 같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단어
의외로 이 이름을 가진 상호들이 많은 것 같다.
다 좋은 뜻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사전에 나오는 뜻은 잘 모르겠다.
아래 블러그로 인해 상호들이 갖는 의미는 어느정도 해소되었다.
그러나 그 말이 사전에 검색되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又는 ‘또 우’로 새기는데, 원래는 오른손을 그린 글자다. 두레박으로 퍼 올리는 시원한 우물도 좋겠지만, 바위 밑에서 샘솟는 물을 보고 누군가 돌 몇 개 주워 동그맣게 막아 놓아 손으로 움켜 떠먹을 수 있는 그런 옹달샘 같은 우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짐승도 새들도 벌레들도 다 찾아와 목을 축이고 몸을 씻고 놀다 가기 편하지 않을까.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누리고 굳이 고맙다는 인사는 나누지 않아도 마음 편한 그런 ‘손우물’ 같은 친구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는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누구에게 베푸는 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 몸 스스로도 그렇다. 자연스러운 혜택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아름답다’는 말도 그런 상태를 표현할 방법이 없을 때 혼잣말처럼 허공에 대고 언뜻 흘려 보는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정’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도 있을 것이고, ‘又井’이라 부르면 저마다의 그림이 되어 다가오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하면 정다운 자그마한 샘물이, 미미하여 눈에 띄지 않는 시작이, 언젠가는 창대한 흐름이 되리라는 축복도 함께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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