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동원예비군 훈련을 마친 아들과 데면데면한 하루를 보냈다.
예비군 훈련 이틀 전 지갑을 잃어버리고 현금 없이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을 그대로 방치했다.
추석 날
올 추석은 아무데도 가지 않고 오롯이 집에서만 보냈다.
생일 전날 밤 잔인한 대화를 나누고 처진 기분과 몸은 어디고 가기를 거부했다,
아침에는 아들과 조조영화도 보고.
4D제작 영화를 2D상영극장에서 관람하고 아침도 팝콘과 나쵸칩으로 때웠다.
참 불쌍한 명절인데도 더 이상 떨어질 나락이 없어서인지 아무런 느낌조차 없다.
추석 날 오후
남동생이 상해 출장 다녀오는 길에 보이차를 샀다고 동생댁이 전화했다.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는 말로 내용도 모르면서 위로한다.
추석 다음날
막내 동생이 제 형에게서 받은 보이차와 자신이 준비한 선물세트를 주고는 집으로 갔다.
집안으로 들어와 뭔 말인가를 하려고 횡설수설 하다가 돌아갔다.
동생들에게 뭔가를 받으면 빚진 기분이 든다.
추석 대체휴무 날
아들은 제가 머무는 곳으로 떠난다.
연휴기간이어서 여전히 지갑이 없는 아들에게 지갑을 털어 건넸다.
치킨이 먹고 싶다는 아들에게 돼지고기사태로 만든 고추장볶음을 먹여 보냈다.
삶은 달걀 20개를 같이 사는 친구랑 나눠 먹으라고 캐리어에 담았다.
텅 빈 집이다.
남편은 일을 나가고 나는 매실을 턴다.
원액에 담긴 매실은 퉁퉁 불어 버리기 아까워서 씨앗을 뺐다.
동료 여직원들과 다음 주에 만날 동기들에게 주기 위해 비닐봉지에 조금씩 담아 챙겼다.
매실 건더기는 그냥 먹어도 좋고, 음식에 넣어도 좋고, 장아찌를 해도 좋다.
매실 냄새에 편두통이 심해졌다.
심한 한쪽 두통과 메스꺼워 토기가 심해진다.
처방된 진통제를 먹고 진통제 기운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든다.
잠에서 깬 시간은 새벽 두시가 넘었다.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이러저러 꼼지락 거리다가 잠들었다.
새벽 세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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