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보고 싶은 거 중에
동료와 퇴근 후 한 잔 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웃는 거다.
불행하게도 내게는 이 평범함이 참으로 어려운 숙제다.
왜?
를 붙잡고 원인분석 등 온갖 공상과학을 동원해도 나는 결론을 내리기 힘들었다.
사람은 항상 아전인수이기 때문에.
나를 중심으로 보니까 안보이는 거다.
어제 어깨 마사지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호프집 마당에서 가득찬 생맥주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동료를 보고 아는 척을 했다.
으례 하는 말로 놀다 가세요. 를 진심으로 알아듣고 자리에 앉아 안주를 축냈다.
(안주를 많이 축내면 나중에는 모른척 할 거니까 조금만)
기분 좋은 여름밤
이렇게 생각했는데 상대도 그랬을까? 에서는 자신이 없어진다.
어느 순간 혼자임을 알았을 때
전에는 그래도 나는 그런 사람이려니 하며 지나치던 사람들 중
그런 사람이려니를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생기고
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왜곡된 사실이 급속도로 퍼지고(내 기준에서 왜곡)
그리고 깨달은 사실
모든 평가는 그 사람이 좋아야 평가도 좋다는 것이다.
"얘야! 네 발뒤꿈치는 왜 달걀처럼 생겼냐?" 라는 말이 딱 그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람들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정답이 없다.
나와 그 사람들의 정답이 다른 것일 뿐
청바지 입고 출근할 수 있냐는 말을 지금까지 듣는다.
물론 기능성 아웃도어를 쫙 달라붙게 입고 출근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다.
나는 이를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이라고
그리고 순수한 순수는 순수가 아니라 무지라고
그 무지는 민폐라고
그 민폐를 슬퍼해야 할지 수용해야 할지는 아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