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나이에 성장통을 앓는다고 한다면
아마 모두 웃을 것이다.
앞을 보기 보다는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지금 내 위치가 또는 내가 어디쯤에 있을까
반추라는 고상한 단어에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라는 의문과 함께 남을 향한 원망도 포함한 방황을시작했다.
꽤 오랜기간 되새기면서 어른들이 했던 말들이 하나도 그르지 않았고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가슴에서 나오는 것과 머리에서 나오는 것을
잘 알지 못해도 희미하게나마 느끼게 됐다.
대화를 이어나가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말이 없는 사람이 사람을 끌어 모을 때는
말이 없어도 그 이상으로 뭔가를 얻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도
항상 명쾌하게 정확한 것을 좋아했는데 그것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 있음도
베짱이가 왜 뜨거운 여름에 일하는 개미 옆에서 노래를 해야 하는지도
나이를 먹으면 모든 것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부모도 어른도 학습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자라지 못하고 어느 한 나이에 머물러 있었다.
피터팬이 자라지 못한 것 처럼
사춘기 성장을 이제야 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참 많이 미안하다.
나 역시 가르치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