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내 나이 쉰하고 둘

사춘기 2010. 12. 16. 00:46

텔레비전에서 이장희가 노래한다.

콧수염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훨씬 더 멋있다.

아마 그런 모습으로 헌팅에 나선다면 성공률은 90% 이상이 아닐까

 

내 나이 열하고 아홉일 때는

세상은 온통 꿈으로 가득찼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일 때는

세상이 다 내 것인줄 알았고 

온통 조국 생각 뿐이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아홉일 때는

내 사랑을 찾았고

내 아내뿐이었지

내 나이 예순하고 하나일 때도

난 아내만 사랑할까

그 때도 꿈이 있을까?

 

머리가 돌이 다 되어 짧은 시간에도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하고 줄거리만 적었다.

인생을 살만큼 산 남자가

무르익은 기타 솜씨를 반주로 부르는 노래는

울컥했다.

그냥 울컥했다.

그 이상 어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래가 끝나고 이장희는 한층 더 멋있어졌다

나도 저 나이에 저만큼 멋있을까?

 

내 나이 쉰하고 둘

며칠만 있으면 셋

내 나이 예순하고 하나일 때

그 때도 꿈을 있을까?

아!!

가슴이 저민다.

꿈은 지금도 꿔지지 않는 거 같은데

 

그래도 꿈이 없다면 살 수 없겠지

숨을 쉴 수 없겠지

하다 못해 다음 끼니에는 뭘 먹을까

하는 꿈(?)이라도 남아 있겠지

 

슬프다.

나이 쉰살이 넘으면서 미래에 설계가 멈췄다는 사실은

나로 하여금 큰 절망에 빠뜨렸다.

 

날마다 숙면에 취하지 못할 정도로

몇십 년을 꾼다.

앞으로도 꿈은 내 숙면을 빼앗겠지.

하지만 진짜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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