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이장희가 노래한다.
콧수염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훨씬 더 멋있다.
아마 그런 모습으로 헌팅에 나선다면 성공률은 90% 이상이 아닐까
내 나이 열하고 아홉일 때는
세상은 온통 꿈으로 가득찼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일 때는
세상이 다 내 것인줄 알았고
온통 조국 생각 뿐이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아홉일 때는
내 사랑을 찾았고
내 아내뿐이었지
내 나이 예순하고 하나일 때도
난 아내만 사랑할까
그 때도 꿈이 있을까?
머리가 돌이 다 되어 짧은 시간에도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하고 줄거리만 적었다.
인생을 살만큼 산 남자가
무르익은 기타 솜씨를 반주로 부르는 노래는
울컥했다.
그냥 울컥했다.
그 이상 어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래가 끝나고 이장희는 한층 더 멋있어졌다
나도 저 나이에 저만큼 멋있을까?
내 나이 쉰하고 둘
며칠만 있으면 셋
내 나이 예순하고 하나일 때
그 때도 꿈을 있을까?
아!!
가슴이 저민다.
꿈은 지금도 꿔지지 않는 거 같은데
그래도 꿈이 없다면 살 수 없겠지
숨을 쉴 수 없겠지
하다 못해 다음 끼니에는 뭘 먹을까
하는 꿈(?)이라도 남아 있겠지
슬프다.
나이 쉰살이 넘으면서 미래에 설계가 멈췄다는 사실은
나로 하여금 큰 절망에 빠뜨렸다.
꿈
날마다 숙면에 취하지 못할 정도로
몇십 년을 꾼다.
앞으로도 꿈은 내 숙면을 빼앗겠지.
하지만 진짜 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