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라는 단어를 가지거나 포함하거나 하는
책 이름이 많다.
내가 중독된 로맨스소설에도 길 이라는 단어의 제목이 많다.
길 위의 연인들
길 위에 서다.
교차로에서 돌아보다
길
길
길
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린다.
차보다 길이 보인다.
자동차 신호들을 한껏 품은 길
도로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까?
난 길이라는 말이 더 좋다
몇 년 전부터 소설을 구상한다.
말 그대로 구상만 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시놉시스단계조차 가지 못한 그런 구상
폴링 인 러브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내 나이가 있으니 주인공의 나이도 내 또래다.
갑자기 희망이 사라진 주인공
미래가 없고
희망이 없는 삶은 사막 그 자체
그러다가 우연히 사랑에 대해 눈을 뜬다.
결혼이란 관습이 아닌 사랑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원효대사의 해골바가지 물도
의상대사의 할머니 생리대 빨래를 한 냇물도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걸
어느날 갑자기 그들처럼 깨닫게 된다.
밀려오는 갈증
약해지는 마음
기대려 하는 나약함
끝없이 높아진 열망
여행지에서 로망
원나잇스탠드
오만과 편견
기절할 만큼의 불타는 밤
나만을 위하는 사람
로맨스소설을 꿈꾼다.
드디어 행동에 옮긴 주인공
여행지에서 로망의 주인공도 만났고
원나잇스탠드 상대도 만났다.
그러나 그 뿐
마음과 달리 몸은 따라가지 않는다.
가슴이 이성적으로 변했다.
감정과 감성이 사라진 주인공
울려고 해도 흐르지 않는 눈물
화창한 봄 날
꽃 비가 내리는 길 위에 섰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흐릿한 연무
보이는 건 없다
어디로 가야 하나
남의 뒤를 따라 가도
내가 먼저 가도
사람이 지나가면
길이다.
따라 가야 하나
먼저 가야 하나
이러다가 길길 뛰는 것은 아닌지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