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귀걸이
사춘기
2007. 3. 15. 14:29
어제가 화이트데이라는 날이란다.
사탕 선물을 받았다.
외간 남자인 직원에게서
내간 남자인 남편에게서
비번 날 교육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니
식탁 위에 예쁜 포장이 날 맞이한다.
이 아저씨 돈 좀 썼네
기분이 삼삼했다.
사탕을 먹지 않는 나를 위해 초콜릿으로 준비해서
기분은 더욱 더 좋았다.
화려한 리본 위에 놓인 보석함에
나석 큐빅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픽 웃음이 나온다.
귀도 뚫지 않은 내게 귀걸이라니
남편에게 귀도 뚫지 않은 사람에게 귀걸이 선물은
너무 하다 생각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사 줘도 말썽이네
하며 서운해 한다.
초콜릿만 고맙다는 내 말에
남편은 알았다며 씻고는 나가 버린다.
귀를 뚫고 귀걸이를 하라는 뜻일까.
귀걸이는 화장대 위에 그대로 놓여 있다.
남편이 준 선물이라 남을 줄 수도 없고
내가 할 수도 없고
이 기회에 귀나 확 뚫어버릴까.
그나저나 귀도 뚫지 않은 사람에게
귀걸이를 선물한 의도는 무엇일까.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