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내가 아니면 괜찮을까

사춘기 2005. 12. 15. 10:24
중간세대 남자 직원을 붙들고 하소연 했다.

내가 요즘 고민하고 회의에 빠진 철학적이라면 좀 우습게 들릴지 모른 그런 내용이다.


올해 건물 증축과 리모델링을 겸한 공사가 있었다.

당연히 대규모 사무실 이동과 배치가 뒤 따랐다.


원래 공사라는 것이 다 그렇듯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맞출 수 없지만

모든 이들이 입을 모아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그는 분명히 잘못된 배치고 공사다.


내가 가야 했던 곳은 위치나 구조를 떠나 난방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따뜻하게 해주라는 지시에도 담당팀장조차 무슨 수로 하며 한숨을 내 쉴 정도였다.


그렇게 저렇게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기온이 급강하하여 날씨가 추워졌다.

계단 하나 차이로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고 나는 천국을 바라보며 추위에 떨었다.


갑자기 사무실 위치가 변경되었다.

난방을 해결하지 못해서라는 이유가 표면인데 내면은 잘 모르겠다.


당구는 공을 치면 그 공이 이 공 저 공 맞추는 경기다.

배치가 끝나고 공사가 완료된 사무실을 옮기는데 한 사무실만 옮길 수는 없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이 옮김으로 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직원과 직원이 남자와 여자가 부하와 상사의 다툼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내 사무실이 그 곳에 있었다면 모든 것이 다 조용한데

내가 추위를 참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대놓고 말을 할 지경이니 뒤에선들 말해 뭐하랴.


전기난로를 바로 곁에 놓고도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곳이라면

그런 곳에서 하루를 버티며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할까


그들도 그 곳이 추워서 일하기 힘들다는 걸 잘 안다.

옮기기 전에는 추워서 어떠냐고 참 친절하게 위로의 말을 오며 가며 건넨 사람들이다.


내 이익과 관계가 없을 때는 한없이 이해심 많고 너그러운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과 마주치니까 나에게 고생을 감내하기를 요구한다.


그게 사람이 가진 공통적인 이기심이라고 직원이 말해준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자신의 눈으로만 보려고 하는 것 말이다.


사람이 무섭고 사람이 두렵고 사람이 더럽다.

아무도 만나기 싫으며 말도 하기 싫다.


왕따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왕따가 별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