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엄마가 돈 받고 좋아하데

사춘기 2005. 7. 31. 14:28

여동생이 내게 한 말이다.

휴가도 있고 곧 다가올 아버지 제사도 있고 해서

다소 되는 돈을 부쳤는데 엄마가 무척 좋아하시더라며 씁쓸해 한다.

울 엄마 이제 어린애 다 되셨다고 돌아가실 일만 남은 거 같다고

 

나면서부터 심한 병치레를 하는 두 살 터울 언니 때문에

제대로 된 정 한 번 받아보지 못해

남의 눈에도 엄마와 겉돈다는 느낌이 들정도인 여동생이

혼인을 하더니 엄마에게 잘한다.

내가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그럼에도 내게 항상 미안하다고 한다.

엄마를 나와 남동생에게만 맡겨놓고 모른척 하는 거 같다고

 

엄마는 장에 가도 점심을 먹지 않으신다.

핑계는 내외지만 속내는 돈이다.

아버지께서 위세하려 드시면 그럴 돈 있으면 식구들 위해 쓰라 하셨다.

그런 엄마가 자식이 보내주는 돈으로 이제는 사우나에서

박카스도 사는 일이 가끔은 있는 것 같다.

 

서방이 벌어주는 돈은 써도 자식이 버는 돈은 못쓴다 하시던 엄마가

돈 받고 좋아하시고 용돈 걸렀다고 재촉하라 하시고

 

어제 이순신에서 강강술래 장면을 보며 그런 엄마가 생각나서 울었다.

강강술래와 어린애가 되어버린 엄마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방정식도 성립되지 않음에도

나는 그냥 엄마와 강강술래가 겹쳐져 눈물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