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봄 비 내리는 날
사춘기
2020. 3. 10. 23:06
봄에는 비가 내리면 날씨가 푹해진다고 한다.
베란다 창문 아래 목련이 꽃망울 피우고
시선 끝에는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나는 침대 머리 맡에서 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텔레비젼이 동네 하나 뿐인 시절에
국민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봄비가 생각난다.
주연이었던 이정길과 김자옥도.
이은하의 주제가를 흥얼거려 본다.
코로나로 멈춘 경기를 위해 산 식료품 재료를 처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더 사고 싶어도 냉장고가 비어야 채운다.
고구마를 삶았다.
브로콜리도 데쳤다.
만둣국도 끓였다.
감자 샐러드는 만들어야 한다.
산수유가 활짝 피고
동백과 목련이 피기 시작하는 날
봄 비는 내리고
나는 먹을 거를 생각하며 오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