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뜻밖의 축하

사춘기 2019. 7. 9. 19:14

 

 

느지막한 아침들이 이어지고 있다.

젖은 머리를 말리고 의자에 앉자마자 벨이 울린다.

옆 아파트단지에 사는 후배다.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둘이다.

20여분 버스 거리에 사는 후배와 함께 왔다.

단지 내 카페에서 퇴임사진과 영상을 보여줬다.

퇴임식을 하지 않아 얼굴도 못보고 떠나보내

미안했었다면서 유명상표 가방을 건네준다.

여름 에어컨 추위 스카프와 양산이다.

여직원 전체 선물이 아니라 둘이서 마련한 거라 한다.

둘이서 샀다면 비용이 만만하지 않았을텐데

새로운 빚이 생겼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미소가 절로 비어진다.

난 해 준 것도 없었는데.

아무도 없는 적막한 퇴직이라 여겼는데

알음알음 전화도 오고 밥도 오고 선물도 온다.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자

물기가 눈꼬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