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나비의 교통사고

사춘기 2019. 6. 13. 09:43

출근길

눈 앞에서 뭔가 어른거린다.

넘어질까봐 길바닥의 오목을 신경쓰며 걷는데 계속 어른거린다.

나를 인도하듯 나비가 길을 따라 날고 있다.

나비로 인식하지 못한 것은 보통 흰나비보다 커서다.

흐릿한 시력에도 날개 끝에 눈처럼 보이는 무늬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흰나비보다 큰 날개가 보인다.

이렇게 큰 흰나비를 본 적 있었던가 갸우뚱거리며 걷는다.

꽃을 찾는걸까 나비는 차도와 인도의 경계근처를 날고 있다.

나비가 가로 조성용 화단에 닿기 전

내 관심을 느꼈는지 방향을 차도를 튼다.

나비는 차도 위로 낮게 날고 도로에는 봉고차가 연이어 온다.

아!!! 나비야!!!

나비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반사신경이 좋았는지 봉고차를 스치듯 급상승하며 날아오른다.

차들 위로 날아가는 나비의 날개짓은 급박했고 활기찼다.

가만 나비의 로드킬을 보거나 들은 적 있었던가?

로드킬은 있었어도 작아서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다.

나처럼 직접 눈으로 본 사람도?

오늘 아침 새로운 나비를 봤고 

나비와 차가 부딪칠뻔한 새로운 교통사고 발생 전 상황을 목격했다.

나비도 로드킬을 당할 수 있구나.

또 하나 경험과 이야기거리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