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힘들겠다.

사춘기 2017. 12. 16. 11:52

버스를 탔다.

추운 날씨에 주말 아침이어서인지 종점에서 가까워서인지 버스 승객은 나 혼자였다.


마을버스로 갈아탔다.

드문드문 한 명씩 앉아있다.

나도 혼자 앉았다.


다음 정류장에서 한 무리가 버스에 올라왔다.

그 중 한 명의 젊은 남자가 바로 내 앞자리에 앉았다.

체구가 얼마나 큰지 버스좌석의 넓이가 모자라게 보일 정도였다.

숨이 콱 막혔다.

범죄도시에서 본 마동석이 떠올랐다.

검은색 모직코트 아래 흰색 폴라티셔츠에 검은색 정장바지에 짧은 머리.

괜히 쫄았으나 내릴 때 흰색 나이키 운동화를 보고 쫄았던 마음이 풀어지는 걸 느꼈다.

시중에 그 체격에 맞는 모직코트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또 한 사람.

60대 70대 로 보이는 남자.

좌석에 앉을 때 입으로 후 불어서 먼지를 떼어내고 앉는다.

내릴 때 그 남자의 손은 버스카드가 매달린 바(기둥)의 가장 높은 곳을 검지로 살짝  쥐듯 잡고 서 있다.

좌석을 후~~~ 불면서 앉는 모습도 눈에 띄었지만

내릴 때 버스 바의 가장 높은 곳을 손끝으로 잡고 선 모습은 안쓰러웠다.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을 보면서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