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나는 천재인가보다.

사춘기 2017. 7. 2. 14:53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 손길에서 독립(?)한 후 갑자기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사진들.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사진들 때문에 난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는 겁없는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

실천하는데는 현재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프로사진작가 활동도 하고

온라인상에서 사진카페와 블러그도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녀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없이 띄워준 용기에 내 자신을 모르고 덤벼들었다.

정식으로 배운적도 없고 배워야한다는 당위성도 깨우지지 못한채.

그렇게 사진은 외장메모리에 차곡차곡 쌓였다.


남들은 사진을 버리고 저장한다고 하는데 난 흔들리는 사진이나 실수로 셔터를 누른 사진도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

신기한 것은 그 사진들의 순간이 다 기억난다는 것이다.

제대로 찍혔거나 아니거나 나름 순간이 다 기억난다,

왜 잘못 눌렀는지 왜 흔들렸는지 까지.


아무래도 난 천재인것 같다.

이 정도 기억력이면 이정도 열정이라면 서울대 법대를 갔을 것이고

직장에서도 유리천장을 깼거나 깨기 직전 상태일지도 모른다.

엉뚱한 상상까지 하면서 기분좋은 표정이 얼굴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