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예쁜 음식점
도봉구에 온 지 딱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째가 시작됐다.
슬슬 주변 탐험에 나섰다.
목적은 볼 것과 먹을 것이다.
주택가 이면 도로에 위치한 작은 음식점.
처음에는 커피나 차를 파는 곳인 줄 알았다.
음식점 외양이 그랬다.
스치듯 몇 번 지나친 그 음식점에 어제 저녁 투어에 나섰다.
모든 것이 일본풍이다.
일본풍처럼 보이려고 일부러 꾸민 것이 보인다.
이 집은 카레 전문점이다.
맛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로 표현이 가능하다.
소스의 첫 맛이 단 맛이어서 아이 했는데 양파의 단 맛이어서인지 뒷 맛이 깔끔했다.
돈까스 고기도 싱싱하고 부드러웠으며 잡 맛이 없었다.
양배추 피클이라고 해야 하나. 맛이 일품이었다.
아쉬운 점은 식기가 너무 대중적이어서 음식 맛이 주는 격을 올려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골목에 숨어 있는 음식점들은 숨은 고수가 많다.
오사까에서 배워 정통 오사까 카레를 추구한다는 주인장의 말에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개업한지 4개월 째인데 제법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사진을 막 찍어도 말리지 않는다. 심지어는 레시피도 공개한다고 한다.
일본 음식은 달아서 먹기 힘들다고 하던데 달지 않네요. 라는 질문에 그래서 단 맛을 내는 재료를 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통 오사까식이라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참 한국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미료 없이 순수하게 재료만으로 맛을 내는 담백하고 깔끔하며 순한 전통의 우리 맛.
언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사까 카레를 먹어보고 싶다.
얼마나 달까 궁금하기도 하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풍경. 저 너머에 또 다른 공간이 있고 손님이 있다.
벽에 일본화가 화려하면서도 단아하다. 일본스럽지 않다는 느낌이다.
길가 창문에 놓인 장남감과 다육이 화분.
크기가 작아 어린이처럼 보이나 성인이 맞는 거 같다.
티슈 꽂이가 제일 맘에 든다.
홋수가 큰 그림처럼 보이지만 액자처럼 꾸민 통창과 그 너머에 있는 나무가 그림처럼 보인다. 아웃포커싱을 한다면 배경에 깔린 집들은 흐힛해 지고....
조명이 아늑해서 올려다 보니 천정 반자를 설치하지 않고 무대 조명처럼 꾸몄는데 보기 좋았다.
돈까스카레. 음식 양에 비해 접시가 작아 평범한 카레처럼 보인다. 좀 더 크고 고급스런 식기였다면 식당 분위기랑 잘 어울렸을텠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독주택 1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