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비가 오다
사춘기
2015. 7. 13. 00:14
태풍이 온다고 하더니 종일 비가 내린다.
옮겨간 부서의 일도 배우고 돌잔치도 있고 해서 출근했다.
일하다가 돌잔치에 다시 일하다가 개업식에서 머리고기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쇼핑센터에서 충동구매만 잔뜩하고
앞으로 몇 달 손가락의 짠기운도 카드사에 줘야 할 지경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정보를 감당하기 힘들다.
그것도 사람에 대한 정보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등
인사와는 거리가 먼 부서에서만 일했다.
지난 며칠간의 경험은 체중이 2일만에 1kg이 빠지게 했다.
지금은 이렇게 혼란스러워하지만
나 역시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처럼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변할까 걱정된다.
적응하기 힘든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다.
사람들을 보면 있는 그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
스캐너 처럼 스캔하고
엑스레이처럼 투시하고
MRI처럼 정밀하게 분석하려고 한다.
퇴직할 때까지 이 힘든 감정소모를 해야 할 텐데
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오늘 돌잔치에서 어떤 직원이 유리컵을 산산조각 냈고
어떤 사람은 가뭄에 비가 오게 한 아이니 큰 일을 할 거라는 덕담도 한다.
개업식에서는 잔뜩 실망하고 머리고기만 잔뜩 먹고 저녁내내 물만 켜고 있다.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