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메르스 풍경 2
사춘기
2015. 6. 19. 13:33
어제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던 날이다.
주변인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는 극도에 달했다
나 스스로가 자제나 절제가 안 될 정도로.
왼쪽 무릎을 교육 기간 중 스트레칭 따라 하다가 다쳤고
오른쪽 어깨는 자고 일어나니까 아팠고
그렇게 한 달을 넘게 고생하다가 어제 병원을 찾았다.
남들은 아파도 참고 안가는 병원을
종합병원 정형외과와 신경과를
오후 2시에 접수해서 엑스레이 촬영하고 결과까지 설명을 듣고 나니 오후 4시 50분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40분
평소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결과다.
병원에 사람이 없어 어떤 의사는 개업 휴진 상태였다.
진료과 대기실에 대기중인 환자는 한두명
참으로 민망한 풍경이다.
저녁을 먹어도 진정되지 않은 마음을 달래려고 영화관을 찾았다.
저녁시간 마지막 상영이기는 해도 영화가 영화인 만큼
나를 포함 하여 20명도 안되는 인원은 뭔가 어긋나는 숫자였다.
맨 뒷좌석에서 앞으로 보이는 의자들의 선 속에 사람은 없다.
생각할 팔요가 없는 영화를 보면서 나를 잊어버리고 2시간
극장을 나설 때 마음은 어느정도 가라 앉았다.
어쩌면 드레스라고 우기면 아니라고 우기기 힘든 하늘하늘한 치마정장을 입고
무시무시한 공룡들이 사는 공원을 근육질의 남자와 같은 속도로 누비는
여자주인공의 하이힐이 나를 정화시켰는지 모른다.
높이도 아찔하고 가늘기도 아찔한 하이힐을 신고
꼿꼿한 자세로 걷고 달리는 여자주인공인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