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독감

사춘기 2015. 6. 8. 19:24

겨울 끝자락에 B형 독감으로 한달 가까이 고생했다.

나랑 같은 팀원이 동시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되었다.

나는 종일 기침을 해댔고 다른 팀원은 심한 몸살로 맥을 추지 못하다가 조퇴했다.

다음날 나랑 같은 팀원과 등을 맞대고 일하던 직원이 병가를 냈다.

 

또 다음날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직원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절반에 가깝게 독감을 앓아 회사 전체가 혼쭐이 났다.

옮았다 싶으면 병가를 내고 풀근하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출근하기 싫어서가 아니고? 라고 물을지 모르겠으나

그 독감은 출근하기 싫은 게 아니라 출근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아무리 심하게 아파도 웬만하면 출근한다.

그 사람이 출근하지 않으면 내가 힘들어도 직원들은 출근한다고 하면 적극 말렸다.

나 역시 출근했다가 밀려서 병가를 냈다.

 

그 후로 직원들은 독감이 아닌 단순한 감기에 걸려도 마스크를 한다.

독감의 전염력을 몸소 경험하거나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호흡기계통의 질병에 걸리면 스스로 마스크를 하는 것이 나나 남을 위해 현명한 처신이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우리들은 배웠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 환기가 제대로 안되는 건물에서 병이 얼마나 무섭게 번지는가를

 

지금 메르스가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한다.

독감의 전염력을 눈으로 본 우리들은 모이면 독감 이야기를 한다.

다 아는 병인 독감도 걸렸을 때 출근하면 눈총을 받는데...

감기환자가 병문안 가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