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부모가 사나우면 자식이 안풀린다.
사춘기
2015. 5. 6. 23:37
오래 전 엄마가 드라마인가 뉴스인가를 보다가 하신 말씀이다.
내가 얼른 이해하지 못해 여쭸는데
부모가 싸나면(사나우면 사투리) 자식이 무서워 주눅이 들고
주눅이 들면 뭘 잘 하지 못한다는 말씀이었다.
솔직히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대로 말씀은 흘러갔다.
엄마가 말씀하신 그 나이가 됐다.
나도 사나운 엄마였나보다.
점점 갈수록 아들에게 미안해진다.
동생도 안겨주지 못했고
학예회나 운동회 한번 가지 못했고
직장으로 전화하지 못하게 했고
무엇보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지 못했다.
나 역시 내가 왜 태어났고 왜 살아야하는지 몰라서다.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살아낸 내가 어떻게 알려줄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 하고 싶지만 이제는 여의치 않다.
그래도 한번은 말해야지 싶다.
싸납다(사납다) 는 표현에는 많은 것이 함축되어있다.
어른들의 편협함과 옹졸함
지금식으로 표현한다면 공감부족이고 소통부재일 것이다.
자식보다 가진 것이 많은 부모가 더 사나울 것이다.
부모 뿐일까?
크든 작든 한 울타리에 있는 어른이 드세면
후배가 울타리를 벗어나거나 주저앉아 버릴 것이다.
나이가 많아지거나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우월한 지위에 있다면(모든 위치에서)
순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부모(어른 혹은 좀 더 나은 위치에 있는)들이 너무 사나워서
아이들이 기를 못펴고 사는 게 아닐까.
내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