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잠 못 이루는 밤
사춘기
2011. 6. 30. 00:49
오랜만에 맞는 장마철 비다.
지구 온난화로 건장마에 늦여름 호우
오늘 뉴스를 장식했던 전철역 공사 절개지 토사 사고
아들이 어려서 기차가 보고 싶다고
외할머니와 함께 자주 갔던
그래서 휴일이면 엄마인 나를 이끌고 갔던
산자락
그 곳이 공사로 깍여 나갔고
오늘 사고까지 났다.
아들은 행여 엄마가
그 사고 현장에 있을까봐
군대에서 낮 시간에 전화했다.
내가 사무실에 있음을 확인하고는
저녁 먹자마자 어디냐고 또 전화했다.
부대에서 나오지는 못하고
아파 죽는 줄 알았다고 하며
한숨을 길게 쉰다.
아들의 추억이 자란 곳
전철의 어떤 부분이 아들을 그 곳으로 이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중랑천이 있고
철로가 있고
산이 있으며
그 산에 진달래가 아카시아가 흐드러졌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있던 곳인데
공사로 절개지로 변했고
사고마저 발생하여 사람이 죽고 다쳤다.
아들이 나중에 가 볼 장소가 하나 없어졌다는 사실이
내리는 비와 함께 잠을 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