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이야기
전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직원에게서
여자로(연인같은) 대접을 받고 기분이 좋아
블러그에 들을 올린 적 있었다.
지난해 연말 송년모임에서
술이 어느만큼 됐는지 또 한 방으로 나를 감동시켰다.
그 직원과 내 책상은
가운데 누가 있기는 하지만 마주보고 있다.
그런데 내 자리 칸막이 위에 달력이 떡하니 놓여
내 시선과 남의 시선을 가려준다.
그 직원은 달력을 치웠으면 좋겠다고 한다.
유일한 여직원인데 가끔 눈과 기분을 정화하고 싶다는 말이다.
내가 기분 좋게 웃자 곁에서 이상하게 쳐다본다.
기분 나쁘지 않아요?
어? 성희롤 발언인데!
옆에서 더 난리다.
맞다.
성희롱 발언
그러나 나는 성희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젊은 남자직원이 나를 여자로 인식해 주는 그 말에 기분이 좋았다.
나이 차가 띠동갑이 넘게 난다.
아마 내 또래였다면 비록 내 나이 쉰을 넘겼지만 성희롤으로 받아들였을 거다.
또 모든 사람들이 여자로 보는 연령대였다면 기분이 나빠(나쁜 정도가 아니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싸우자고 죽자사자 덤볐을 거다.
돈 들어가지 않는 립서비스였지만
여성성을 잃어가고 제3의 성으로만 불리는 나이에
띠동갑도 더 넘는 남자가 하는 말은 웬지 성희롱으로 들리지 않았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어도 그랬을까?
의문부호르 찍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였을 거 같다.
부부는
죽을 때까지 남자고 여자여야 하는데
어느 순간에 아내와 남편에서
부부로 변해버린다.
오늘 어제 화가 많이 나 한 잔했다며 고개를 흔든다.
어제는 혼자 마시고 싶었다고 한다.
화가 났을 때 혼자 마시는 건 위험하니까 앞으로는 누군가랑 같이 마시라고 하고는
화내며 새기지 말고 여자들처럼 수다도 더불어라
남자의 가슴과 등이 넓은 것은 여자만 안고 품으라는 게 아니고
세상도 품으라는 하느님의 작품이니 그런 사람이려니 하고 품어라
했더니
왈
난 키가 작아서 가슴도 등도 **님보다 작은데 어떻게 해요?
하하하하
아침부터 모두 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