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추석 전 날
사이비에 나이롱 며느리라
동기를 꼬드겨 창경궁 나들이를 했다.
궁 나들이가 끝나고 내가 꼬드긴지라
늦은 점심을 샀다.
바지락 칼국수와 잔치국수
잔치국수 반 그릇을 먹고는 얻어 먹었다고 커피를 산댄다.
전철역으로 나가는 길에 커피전문점에 들어갔다.
분위기가 만땅이어서 둘 다 흡족해 하며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메뉴 선정
우리라고 다를까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시켜서
서로 맛을 보자고 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대접만한 커피잔과
소주잔만한 커피잔이 나온다.
동행한 이가 커피전문점 프리마는 이렇게 나오나 보다 하면서
작은 잔을 들어 큰 잔에 부어버린다.
말릴 틈도 없었다.
잘 모르기는 해도 잔 받침까지 있는 걸 보니 아닌데
속으로만 중얼거리며 커피만 나오기를 기다렸다.
안 나오지 싶다 하면서도
남이 마시는 커피만 쳐다보면서 기다렸다.
삼십여 분이 지나도 커피가 나오지 않자
같이 간 이가 왜 안 주냐며 큰 소리로 불렀다.
바리스타 겸 사장이 다가오더니
소주잔 만한 커피잔을 가리키며
이게 에스프레소인데요
난 자신있게 시키기에 매니아인줄 알고 물어보지도 않았다면서
커피에 대한 설명을 한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으면 아메리카노
크림을 넣으면 카페라떼
또 뭐~~~
컵 안에 보이는 선이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는 선이라고
쥐구멍이 있다면 바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섞은 커피를 에스프레소잔에 따라 마셨다.
국적불명의 커피였지만 향은 기가 막혔다.
이래서 커피전문점을 찾는가 보다.
한번 내리고 다시 리필하지 않은 업소였다.
전철타러 오는 길에
소설속에서는 에스프레소가 단골로 등장하는데
왜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데
이따시만한 커피잔만 등장하고
크니까 보기 좋아서겠지.
둘이서 괜히 영화 감독만 원망했다.
이 야기를 동생에게 하니까
누나는 영화도 안보냐!
영화 속에 조그만 잔으로 마시는 게 에스프레손데
참 아줌마들 촌발 날렸네 키득
아줌마는 무슨
하나는 처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