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임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왔다.
방학 내내 게임만 하다가
엄마의 무관심 속에서
무심히 세월만 죽이다가 학교로 떠났다.
그래도 양심은 남아 동생을 꼬여
택배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학교에 다녀왔다.
덕분에 고속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종일 몸이 말이 아니게 엄살이다.
남들은 처자식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는데
처자식이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다는데
난 누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했을까?
열심히 일을 하기나 했을까.
사람들은 정말로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살았을까?
난 아닌데
직장과 가정이 부딪혔을 때 난
거의 대부분은 직장을 택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미안하여 감히 엄마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나이롱 엄마
사꾸라 주부라고 말을 한다.
난 수퍼우먼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퍼우먼이 되려고 노력했었고
그랬기 때문에 슈퍼우먼인 줄 알고 산 적이 있었는데
다 뜬구름이었다.
난 나를 위해 살았을 뿐이었다.
궁극적으로는 그랬다.
누구든지 처자식을 위해 최선으로 살았다고 하면
난 거짓말 단번에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내가 물에 떠내려 가는데 나를 버리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그 상대가 자식일지라도
화마 속에 자식을 구하러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내 목숨이 더 중하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어서라고 포장해도
내가 우선임은 부인하기 힘들다.
너무 냉정하다고 하도 할 수 없다.
사람은 부모나 처자식보다
내가 우선이다.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혼한 게 잘했다고 생각 드는 것의 으뜸인 것은
자식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아낌없이 주면서 내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상대는 자식 뿐이다.
서울 숲 바닥 분수 놀이터(서울 숲의 곤충 식물원 은 감탄할 정도로 잘 가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