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연습

사춘기 2008. 2. 24. 15:58

이번 주만 지나면

아들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다.

다행하게도 기숙사에 입소할 수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기는 하지만

내가 대학의 기숙사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 불안하다.

 

가진 거라고는 착한 거 밖에 없는 아들

준비물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갔다.

치약, 칫솔, 세수비누, 샴푸 등등

상자에 담아 거실 모퉁이 두었다.

 

내 마음만큼이나 썰렁한 모습이다.

아들도 마음이 심란한 지

엄마랑 자면 안될까? 한다.

 

아들이 내 품을 떠난다.

지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다.

군대에 다녀오면 여자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겠지.

그러면 나는 아들에게서 이순위로 밀려난다.

 

품안의 자식

품안에 자식을 품을 수 있는 기간이 닷새

남은 닷새 동안 무엇을 하며 보낼까.

무엇을 먹여서 보낼까.

 

어제 저녁 설에 남은 떡으로 떡국을 끓여 주겠다고 하니

엄마가 끓여 주는 떡국은 맛이 없다고 거절한다.

설날에는 집에 올 거니 다른 맛있는 거나 해 달랜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혼자 커 버린 아들

지방으로 가게 된 대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나 보다.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오고 부쩍 자란 모습이다.

이제는 아들과 깊은 대화를 해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서울을 떠나지만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서 자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