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나이트클럽에서
사춘기
2007. 12. 9. 07:33
직원 몇이서 저녁을 먹고 노래방 2차
굳이 3차를 가자며 자정을 넘겨 나이트클럽을 갔다.
수준 높은 곳이 아닌 부킹 백프로라는 아주 서민적인 곳으로
자리가 없어서 십여 분 기다린 후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몸치 박치를 겸한지라
비록 나를 모른다 할지라도 그 정도는 아는지라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팀의 막내가 즐기자며 손을 이끄는데 차마 떨치지 못해 플로어에 나갔으나
참으로 막막했다.
나이트클럽에 그것도 춤을 추는 마루에 서 있는 것이 언제이던가.
춤을 춰 본 적이 있기나 하던가.
혼전에 동기모임에서 회식에서
그저 박수나 치고 들어온 적이 있기는 해도
춤을 춰 본적조차 없었다.
춤은 커녕 몸조차 흔들어 보지않은 사람이...
어색하지 않게 손을 잡고 이리 하라며 흔들어 주는 막내를 보며
분위기에 맞게 그냥 발만 움직였다.
그러다가 다리가 움직이고 손도 움직이고
다른 직원들이 희미하게 웃어준다.
땀이 나는 건지 식은 땀이 나는 건지 등이 젖는다.
디스코 두 마당을 췄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나이크클럽에서 춤을 췄다.
뻣뻣하게 서서 박수만 치다가 내려오는 것 말고 말이다.
블루스를 추지 않는 직원에게 물었다.
집사람에게 미안해서요.
그 날 처음 알았다.
남자들도 정조를 지키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춤을 추면 땀이 흐르고 기분도 좋은데 허리가 아파 무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