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야유회
사춘기
2007. 8. 24. 19:15
직원 몇 명과 포천 어디에 놀러 갔다 왔다.
직원 한 명은 자녀 둘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낯선 경험이다.
지난 해 여름 지금 근무하는 곳으로 배치를 받고서
참으로 많은 몸과 마음의 경험을 하고 있다.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과 어울려 나들이도 하고
내 반바지를 남자직원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 광경을 봤다면 놀래 자빠졌을 것이다.
사실 나도 무척이나 낯설어 속으로는 당황하면서도
겉으로는 예의상의 미소를 짓는다.
이 또한 낯선 경험이다.
잇단 낯선 경험들이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으면 싶은데
엉뚱하게 소문만 무성하게 만들까 걱정스럽다.
나들이에 이어 회식이 이어지고
피곤한 몸은 갈비 굽는 연기에 얼굴이 붓는다.
웃으며 이야기 하는 내 얼굴이 창문에 비치는데
보름달이 둥실 떴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보름달이
창에 비친 내 얼굴은 충격이었다.
보름달이어서 충격이 아니라
웃음인지 울음인지 경계가 모호한 표정이 충격이었고
그게 나를 슬프게 하였다.
이런 표정까지 지어가면서 어울릴 필요가 있을까.
내 눈에도 보이는 어색함이
남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리 없고
어쩌면 괴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헛웃음이 많이 늘었다.
접대성 발언도 늘었다.
더불어 접대성 미소도 늘었다.
가식일까.
진심일까.
그마저 분간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