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길을 걸으면서

사춘기 2017. 10. 11. 10:21

제목을 정하려는데 김세환의 길가에 앉아서 라는 노래 제목이 떠올라 따라했다.


어딘가 가려고 길을 나서면 지하철보다 버스를 탄다.

지하철을 타는 경우는 일행이 지하철을 고집하거나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는 곳을 가거나.

지하철 마니아는 버스와 노선이 겹쳐 시간이 더 걸리는데도 버스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탄다.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든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몇 있다.

나이도 나랑 비슷하다.


횡단보도을 건너는데 앞 사람 청바지 뒷주머니에 스누피강아지와 스누피강아지 주인(이름을 잊어서)

손을 다정하게 잡고 행복한 웃을 지으면서 나란히 서 있다.

그래 한 때 스누피라는 만화가 톰과 제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줬고 상품 마스코트로도 많이 등장했었지.

청바지 뒷주머니에 저 그림을 넣은 디자이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걷는데 화장실냄새가 난다.

비바람에 은행이 많이 떨어져 밟혔다.

자전거 보관대가 한칸씩 비어 있어 어린아이의 이갈이가 떠오른다.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는 피자집을 지난다.

갑질했다는 피자집인가? 잠시 생각하면서 지나친다.


앞 선 사람 뒷태를 감상하며 그랬었지 하면서 상상을 이어가고

다가오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이력도 맞춰보고

고단함이 보이면 그 고단함을 공감하면서 내 고단함도 떠 올린다.


사람이 보이면 사람을 보고

사람이 없으면 돌멩이도 보고 나무도 보고 그마저 없으면 하늘도 보고 가게도 돌아보고

길을 가면서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다니 해가 저물어가는 시기지만 감사하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다.

무엇을 보던간에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상상으로 재미를 만든다.

여기서 나만의 개똥철학이 탄생한다.


시에서 길과 사람이 많이 등장한다.

사진에서도 길과 사림이 많이 등장한다.

내가 그 길에 서 있고 싶다.

길을 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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