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이 샌다는 남편의 문자로 시작했다.
냉장고 위가 샌다고 해서 위층은 공사를 했다.
어느날 거실소파귀신놀음을 하다가 거실 천정이
축축해졌음을 발견하고는 위층으로 당장 전화했다.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채근을 했더니
새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뭐라고 뭐라고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한다.
말하는 위층도 더듬는 걸 보면
수리업자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인가보다.
그렇게 확인만 하다가
장마도 지나고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 왔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집어든 옷에서 습기가 듬뿍 잡힌다.
화가 나 아침부터 위층으로 문자를 날린다.
이제 말도 못하는 윗층, 그게 더 짜증스럽다.
다음 날 남편에게서 날아 든 문자(겁이 난다.)
우리집 안방 화장실이 샌다고 한다.
순식간에 300만원이 날아갔다.
그러면서 남편의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천정에 물방울이 맺혔다.
다음날 또 위층으로 문자를 날리고
우리 화장실 공사업자는 졸지에 또 화장실 공사를 맡았다.
그리고 2주
거실 천정의 물기가 잦아든다.
중앙난방인 아파트 난방은 이제야 점검 중이다.(발이 시리고 추워 죽겠다)
난방이 시작하면 고인 물이 마른다며 난방만을 기다리던 윗층
물기가 주냐고 묻지도 않고
나도 말해주지 않고 있다.
천정에 물을 이고 여름을 난 눅눅함에 대한
작은 복수라고나 할까.(아직 확인된 건 아니다)